
글로벌 전기차 누적 보급량이 증가하면서 수명이 다한 배터리의 처리 문제가 새로운 산업 과제로 부상했습니다. 최근 현대차그룹과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자동차용으로는 성능이 저하된 배터리팩을 모아 새로운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탄생시키고, 이를 전기차 급속충전 인프라와 연계하는 실증 사업에 돌입했습니다. 전력 수요와 요금이 낮은 시간대에 전기를 충전해 두고 피크 시간대에 이를 꺼내어 쓰는 방식으로 충전소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폐배터리뿐만 아니라 현재 운행 중인 전기차 내부의 여유 전력을 일반 전력망으로 역송전하는 V2G(2)(Vehicle-to-Grid) 기술도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수천 대의 주차된 전기차를 하나의 가상발전소(VPP)(3)처럼 통합 제어하면 막대한 예비 전력을 확보할 수 있어 국가적인 전력 수급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게 됩니다. 아직 초기 설비 구축 비용과 통신 표준 파편화 문제가 존재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자간 기술 협업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배터리를 전력망에 연계하는 비즈니스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개별 배터리의 잔존 성능을 정확히 진단하고 안전하게 등급화하는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빈번한 충방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배터리 열화 리스크를 완화할 관리 소프트웨어 고도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사고 발생 시 제조사와 재사용 사업자 간의 명확한 보증 및 책임 규명 기준을 세우는 법적 제도 마련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향후 양방향 충전 인프라와 제도가 완비되면, 전기차 소유자는 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유휴 시간에 배터리의 남은 전기를 전력 회사에 되팔아 실질적인 금전적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전기차 유지비 절감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뿐만 아니라, 배터리 성능 저하에 대한 보상 체계만 투명하게 마련된다면 전기차의 자산 가치를 새롭게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기차에서 수명이 다해 분리된 사용 후 배터리들을 모아 새롭게 구축한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를 의미합니다.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가정이나 국가 전력망으로 다시 내보내어, 전기가 부족하거나 비쌀 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양방향 충방전 기술입니다.
물리적으로 흩어져 있는 작은 태양광 발전기나 전기차 배터리 등을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로 묶어, 마치 하나의 거대한 발전소처럼 통합 제어하는 가상의 발전 시스템입니다.